짧은사설 5개로☕세상읽기

편집팀

1️⃣‘채 상병’ 이첩 시점 장관 전화한 尹대통령, 설명 필요하다

작년 8월 2일 윤석열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 출장 중이던 이종섭 전 장관과 낮 12시 7분, 43분, 57분에 총 18분간 통화했음.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은 12시 45분에 보직해임됐음. 윤 대통령은 ‘VIP격노설’에도 침묵했는데, 이번 통화에 대해선 직접 설명이 필요해졌음. 또는 직접조사가 불가피해졌음

대통령실은 “전화 통화가 특별한 증거가 되기 어렵다”고 해명. 그러나 대통령이 개인 휴대전화로 해외출장 중이던 장관에게 집중 전화하는 게 흔한 일인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문제의 통화 기록은 ‘채상병 사태’의 외압 정황의 증거란 점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음

과거 권력형 의혹 사건들은 진실을 감추고 은폐할수록 의문은 커지고, 권력은 불신의 수렁에 빠져드는 길을 걸었음. 채 상병 의혹도 지금대로라면 특검 여론에 더욱 불을 지피고, 윤 정부 국정운영의 늪이 될 것(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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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설
[조선일보] 윤 대통령이 채 상병 문제 국민에게 설명할 때다
[중앙일보] 윤석열-이종섭 통화…당사자들의 해명 필요하다
[동아일보]‘채 상병’ 이첩 당일 尹-국방장관 전화 3통… 뭐가 그리 급했나
[한겨레] 윤 대통령 이종섭 장관에게 왜 전화했나, 직접 답하라
[경향신문] 격노 후 국방장관 통화한 윤 대통령, ‘박정훈 해임’ 지시했나

2️⃣김 여사 수사검사 유임… 질질 끌지 말고 신속히 결론 내라

어제 검찰 차장·부장검사 인사에서 김건희 여사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의 김승호 형사1부장과 최재훈 반부패2부장이 유임됐음. 김 부장검사는 명품백 수수 사건을, 최 부장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 담당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부임. 검사는 통상 1년 내에는 자리를 잘 바꾸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두 사람이 교체되면 불필요한 의혹이 나올 수 있었음. 유동적 상황이 정리된 만큼 김 여사에 대한 지체 없는 수사가 이뤄져야 함

검찰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수사의 진행을 보고 기다렸다가 명품백 사건까지 함께 수사한다는 얘기가 나옴. 그런 배려 자체가 타당하지 않음. 고발된 지 5개월 만의 수사도 너무 늦었음. 필요하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조사해야 함(동아일보)

3️⃣더 큰 참사 나기 전에 남북 ‘전단·오물 살포’ 자제해야

28일 밤~ 29일 새벽 북한이 보낸 오물풍선이 전국 260개 지역에 낙하. 이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 그러나 이번 사태가 일어나게 된 근본 원인에 대해서도 제대로 따져봐야 함. 자유북한운동연합은 10일 밤 11시 강화도에서 대북전단 30만장, USB 2천개를 20개 풍선에 담아 북으로 보냈음. 그러자 북한은 맞대응을 천명했고 이번에 보복한 것

한국 사회는 종잇조각에 불과한 전단 살포가 별문제가 아니라고 생각. 하지만 2014년 10월 탈북민단체의 전단 살포에 맞서 북이 쏜 고사총 총탄이 연천군 면사무소에 떨어져 우리 군이 대응 사격했었음. 어둠 속에서 상대를 겨냥해 전단 등이 달린 풍선을 날리는 건 자칫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 있는 극히 위험한 행위

2020년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태 역시 시작은 남의 전단 살포였음. ‘나는 괜찮고 너만 문제’라는 자세로 긴장 완화가 이뤄질 리 없음. 남북은 상대를 자극하는 전단·오물 살포를 자제하고, 대화에 나서야 함(한겨레)

4️⃣삼성전자 노조 창사 첫 파업, 회사가 위기인데 이래도 되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어제 파업 선언. 6월 7일 단체 연차휴가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총파업까지 나갈 예정. 전삼노 조합원은 전체 직원의 22%로 사내 최대 노조. 24시간 가동되는 반도체 생산라인이 멈출 경우 수천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

노사는 1월부터 8차례에 임금인상 놓고 교섭. 사측 5.1%, 전삼노 6.1% 간극이 안 좁혀져 결렬. 이번 파업은 반도체부문 직원들이 주도. 반도체부문은 지난해 적자 15조원 기록. 성과급 없었음. 회사가 잘 나갈 때는 충분한 혜택을 챙기면서 어려울 때 외면하면 되겠나

반도체 업황 호전불구 삼성은 악화일로. 주력인 메모리에선 초격차기술이 소멸. AI 반도체의 핵심부품인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겨. 1년이 다 가도록 엔비디아에 납품못하고 있음.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스템LSI도 고전. 이런 판에 노조까지 강경투쟁 일삼다간 기업 경쟁력을 넘어 국가경제 전반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음(세계일보)

5️⃣14번째 거부권 남발된 21대 국회, ‘정치 없는 나라’ 미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세사기특별법·민주유공자법 등 4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 최소화해야 할 거부권 행사를 임기 2년 만에 14번 했음. 1987년 민주화 이후 거부권 행사가 가장 많았던 노태우 대통령(7번)보다 두 배 많음. 삼권분립을 무용지물로 만들 작정인가. 여소야대 국회에서 거야와의 대화를 포기한 정부·여당이 국정을 제대로 할 리 만무

오늘 시작되는 22대 국회도 걱정.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김여사 특검법을 비롯해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최종 부결된 법안들을 재발의할 계획. 그 와중에 윤 대통령은 108석 여당에 대통령 거부권을 대야 협상 카드로 쓰라고 독려. ‘야당 단독처리→대통령 거부권→재투표’ 대치가 무한 반복될 판

여야의 갈등·대립으로 저출생·기후변화·양극화 대응 같은 미래 의제들이 뒷전으로 밀리는 건 아닌지 우려. 국회가 정치 아닌 정쟁의 늪에 빠져 있으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 ‘정치 없는 나라’에 미래도 없음(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