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말하는 세월호 4개 이야기

강예은
강예은
게티이미지 코리아

•세월호 10주기, 살아남은 자들의 10년으로 알아보는 제대로 된 그날 이야기. 한국일보 기획 기사 요약

✉️전영준, 때늦은 편지
①'그날'의 전영준
•세월호의 조기장, 2등 기관사
•'그날'은 세월호로 이직 후 첫 출항
•침몰 이후 기관장 박기호를 따라 승객을 버리고 구조 보트에 올라탐
👉🏻해경이 구한 첫 탈출자들

②책임의 시간

•징역 1년 6개월, 선원 중 가장 가벼운 처벌
•그제서야 채용시 월급도 직급도 올려 준 이유 깨달아
•선사는 서18년 된 낡은 선박을 사들여 승객을 더 태우려 개조, 화물을 더 싣기 위해 평형수도 뺌
•선사는 인천 해양경찰청 해상안전과장 장지명도 매수
•️선원들은 '위험한 배'라며 퇴사했고, 그 빈자리에 전영준이 채용

③목사의 편지
•수감 두 달 즈음 딸 사망
•그 때 목사 장헌권이 '양심 고백하고 사죄해달라'고 편지 보내옴
👉🏻15명의 수신인 가운데 전영준, 오용석만 답장
전영준 "너무도 두렵고,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죄를 지었습니다."
오용석 "배 벽면이 부실해 바닷물이 들어온 탓에 침몰 속도가 빨랐을 수 있다"

④미안하다, 그런데 억울하다...
•궁핍한 생활과 그날 다친 허리로 고생
•정부는 여객선 침몰의 책임이 있는 선사와 선원들에게 구상권 청구
•월급 통장 예금, 고향 마을 밭뙈기도 가압류
•결국 급성 췌장암으로 사망


👮🏻김석균, 입을 열다
①오보에 기립 박수 친 해경 지휘부
•행정고시 출신으로 40대 후반에 차관급 해양경찰청직 맡은 김석균
•상황담당관 임근조, "진도 인근 해상에서 배가 침몰 중" 보고
👉🏻제대로 된 사안 파악 없이 청장에게 보고할 수 없다며 뉴스보다 늦게 보고
👉🏻고작 1시간이던 골든 타임 중 30분, 지휘관도 모르는 새 허비
•해경 헬기 3대, 경비정 123정 급파 + 정장 '김경일' 현장 파견
•배에 탄 476명 중 304명 사망, 172명 구조
•모든 책임은 대형 여객선 조난 훈련을 받아본 적도 없는 말단 간부 '김경일'이 지게 됨
•오전 10시 30분, 여객선 침몰
•오전 11시, 해경 본청 상황실에서는 박수 소리
👉🏻'전원 구조' 오보가 나오자 지휘부가 함께 감격한 것

②참사 10년 만에 기자와 만나다
•참사 이후 불러주는 곳을 찾아다니며 강사 활동
•지난해 11월 대법원 김석균의 무죄 확정
김석균 "구조에 실패했다는 점은 인정하나, 당시 이미 배는 50~60도 기울어진 상태였으므로 선장이나 선원 안내 없이 승객들이 나오기 어려웠다"고 주장
김석균 "김경일 정장도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의 일을 했다"

③김경일은 어디로
징역 3년 선고
•지금은 전남도~낙도 오가는 여객선에서 '땜빵' 선장으로 활동
•기자들을 피하며 도망치다시피 함
유족 "김경일이 '배가 작아서 모두 구조할 수 없었다. 할 만큼 했다'고 말한다면 용서는 안 되지만 굳이 이해해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김석균은 다르다. 책임자로서 아무것도 한 게 없으니까"


💧은인숙, 우물 밖으로
①삼일마트 주인 은인숙, 강병길 부부

•'마트 집 아들' 강승묵 부모
•실종됐던 아들 일주일 만에 발견
•처음에는 다른 부모들과 함께 청와대로, 광화문 광장으로 나감
•삭발한 채 식당에 들어간 날 들은 말, "보상금 더 받으려고 저러지?"
•그해 겨울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을 요청하며 영하 15도 날씨에 노숙 농성
•의사는 아이와 추억이 남은 공간에 머물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조언

②이사
•외진 동네, 오래된 흙집에 새로운 보금자리 마련
•병길은 고되게 몸 쓰는 작업만 골라 일함
•"아이는 하나예요?" 물음에 답하기 힘들어 사람들을 피하기 시작
•인숙은 "구조하러 온 해경 지시를 잘 따르라"고 했던 남편 책망
•유족들이 모인 채팅방에는 부모들의 부고만 이따금 올라옴

③그래도 다시
•인숙은 2월 25일~3월 16일 세월호 참사 10주기 전국 시민행진 304㎞ 완주
👉🏻제주~팽목항, 23개 도시와 안산을 거쳐 서울로 향하는 일정
•인숙은 병길에게 처음으로 묵혀둔 이야기를 꺼냄
"내가 승묵이와 마지막으로 통화했더라도 당신처럼 이야기했을 거야."


🧪장 훈, 평범한 아빠에서 과학자로
①음모론자
•수완 좋은 과일 도매상이었던 장 훈
•2주가 지나 뭍으로 돌아온 자식을 껴안고 '내 새끼는 왜 죽었나' 몰두
•침몰 원인 초기에, 그는 정부가 뭔가 숨기고 있다는 찜찜함을 지울 수 없었음
•들통난 거짓말은 불신을 키움
김석균 👮🏻"현재 잠수사 500여 명이 투입됐습니다."👉🏻 사실 10명이 채 안 됨
•1주기 추모 집회에서는 경찰이 캡사이신 물대포를 유족에게 쏘아댐
•신분 숨긴 기무사 대원들이 유족 불법 사찰
•2015년 꾸려진 특별조사위원회를 정부가 느닷없이 강제 해산
👉🏻 ‘밝혀져선 안 되는 뭔가가 있구나’ 확신

②원인은 어디에
•2017년 3월, 1073일 만에 형체 드러낸 선체
•며칠 뒤 선체조사위원회 출범, 내로라하는 선박·해양 전문가 8명 위원 임명
•검경합동수사본부+해양수산부 '내인설' 주장(선사의 돈 욕심, 즉 내부 문제 탓)
•특히 유압솔레노이드 밸브라는 작은 부품이 고장 났다는 사실 확인되며 선박 자체 결함설에 힘이 실림
•2018년 7월 31일 최종 표결 팽팽. 내인설 3명 : 외부 요인 가능성 3명
•다시 공적 위원회 꾸려졌지만, 우리 사회가 공식 합의한 침몰 원인은 아직 '없음'

③물리학자들과의 만남
•장훈과 5명의 과학자가 모여 8시간의 수업
•결론: 속도가 어떻게 되었든, 애초 넘어질 준비가 돼 있던 위험한 배
•세월호 참사는 평범한 얼굴을 한 공범들이 조금씩 잘못을 쌓아 올리다 한순간 무너진 사건
•장훈은 이후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배를 출항 허락한 것은 누구인가'
•'세월호에 하루 승선한 전영준은 죗값을 치렀는데 해경청장 김석균은 왜 무죄인가'

④연구소장이 되다
•장훈은 '4·16안전사회연구소' 설립
•방재 관리사 자격증까지 따며 해양 안전, 산업 재해 등 더 넓은 재난 현장으로
•유족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죽은 아이가 살아 돌아오는 것"
"하지만 뭘 해도 그런 일은 생길 수 없죠. 그런데도 돈도 안 되는 연구소를 왜 하냐. 나 같은 불행한 유족이 다시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 뿐이에요. 10년 전 떠난 준형이도 그걸 바랄 겁니다."